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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 있었다.
바로 너를 사랑하되 반드시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것.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내가 능력 있으면 되는거지, 능력 있는 남자 찾을 필요가 뭐있담?'

확고했던 나의 가치관은 연애를 거듭하며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때 나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외모도 수려하고 착하며 다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딱 한가지, 나보다 능력이 없었다. 정확히는 이 사람에게는 앞으로도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야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나는 깨달았다. '아, 내가 능력 있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동등하거나 더 뛰어난 상대를 찾고 있구나'라고. 그리고 그것은 비단 나에게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었다.


여성들이 경제력 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것이, 남성의 입장에서는 속물이라 느껴질 수 있다. '취집'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이기심이라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의 경제력을 중시하는데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

물때까치(출처)



귀엽게 생긴 이 새의 이름은 '물때까치'다. 갑자기 왜 물때까치 얘기를 꺼냈냐하면, 이 물때까치들의 번식 방법이 인간이 배우자를 고르는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번식기가 되면 물때까치의 수컷은 암컷을 유혹할 먹이와 물건들을 주워 모은다. 그리고 암컷들은 많은 물건을 모은 수컷을 짝짓기 상대로 선택한다. 인위로 물건을 한쪽에 몰아주면 암컷들 또한 그쪽으로 몰렸다.
자원의 정도가 번식의 기준이 된다는 사실이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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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인간의 경우에도 물건이 경제력으로 치환되었을 뿐, 동일하게 작용한다.
왜일까?
아주 먼 과거 우리의 조상 여성에게 임신과 수유는 엄청난 위험 요소였다. 아이를 가지고 키우는 동안 먹을 것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이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자원이 풍부한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원이 풍부한 남성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었을까?
사회적 평판, 성격, 운동신경, 건강 등의 간접적 지표를 관찰하거나 토지와 도구, 식량 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직접적 지표를 이용했다.



간적접 지표는 눈으로 볼 수 없으니 불확실성이 강했다. 반면, 현재 가지고있는 자원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니 직접적 지표가 더 선호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오늘날 여성이 남성의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되었다.



현대 여성들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더이상 남성의 자원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20만년 중 농업혁명이 이룬 시간은 고작 1만2천년에 불과하다. 약 19만년 동안이나 생존을 위해 각인된 유전자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통계 조사에 따르면 나이와 국적, 문화를 막론하고 현대 여성들도 여전히 남성보다 자원을 2배나 더 중시한다고 한다. 왜 성공한 여성 사업가나 연예인들이 아직도 자원이 풍부한 남자와의 결혼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니 남자의 경제력을 중시하는 여자를 속물이라 볼 필요도, 스스로를 속물이라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그저 본능에 충실한 인간일 뿐이다. 내 욕망에 충실한 것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 설령 속물이라 해도 뭐 어떤가.


인간의 본능과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게되는 순간부터 인생은 한층 더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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