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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키가 작은 남자입니다.
25년간 살아오며, 충격과 공포 그리고 고통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저의 키는 170입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169에요.
남자치곤 그리 키 큰편이 아니죠.
작은 키에 속합니다.
여자가 키 물어보고 말해주면 항상 까입니다.
얼굴보다 키를 엄청 중요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매번 키에 대해 이야기 하는 레퍼토리가
"제가 키가 작아서 키큰 남자가 좋아요"
그래서 저는 탈락.
"제가 키가 커서 키큰 남자가 좋아요"
그래서 저는 또 탈락.
키 작은 남자를 선호하는 여자가 있긴 한데 대부분은 키큰 남자를 택하죠.
제가 여자한테 키 때문에 차여본게 몇번짼지ㅋㅋ
키로 상당수 거절 당했네요.
저는 외모를 못난이로 바꾸어서라도 키만 커졌으면 좋겠네요.
길거리 나가면 남자들 얼굴은 별론데 큰 키 덕분에 수트빨 옷빨 잘받는거 보면 말이죠.
남자가 못생겨도 스타일 신경쓰고 좀 꾸며주면 광 나는데 말입니다.
그냥 키 작은 남자의 한탄이었습니다..
출처 - 네이트판
사연자는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 많아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작은 키로 고민하는 것은 대부분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어째서 여성들만이 유독 남자의 키에 반응하는 것일까?
농구 선수인 매직 존슨은 수천 명의 여성과 잠자리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여성들이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남성을 얼마나 선호하는지 알려주는 단편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비단 농구 선수 뿐 아니라 키가 큰 남성이 여성에게 인기 있는 현상은 주변에서도 흔하게 관찰할 수 있다.
미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배우자 선호도를 조사했더니 '키 180 이상의' '운동 능력이 뛰어난'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키가 큰 남성들은 키가 작은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에게 더 많은 대쉬를 받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대체 배우자의 자질과 키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는 우리 과거 조상 여성들이 남성의 폭력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리적인 힘으로 남성을 이길 수 없었던 여성은 자신을 보호해줄 다른 남성을 필요로 했다. 이 때 남성의 '강함'을 지표로 삼았던 것이 바로 키나 몸집, 운동신경 등의 요소였던 것이다.
비단 부족 사회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키 큰 남성일수록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몸집이 큰 남자가 높은 위치를 차지했으며 현대 사회에서는 키 큰 남자가 더 빨리 진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심지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183cm 이하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오늘날 여성들 또한 자신을 지켜줄 힘이 좋고 신체적으로 건장한 남성을 배우자로 선호하게 된 것이다. 아직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 관련 범죄들이 만연하는 현대 사회에서 남성의 여성 보호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여자 혼자 밤 길을 걷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자는 필히 남자의 공격으로부터 위협을 느낀다. 이 때 힘세고 덩치가 큰 배우자는 존재만으로 든든한 힘이 된다. 이러한 신체적 보호는 남성이 여성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키나 몸집이 작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요소보다 더 중요한 특질이 있는데 바로 '건강'이다.
'엄마는 아빠의 어디가 좋아서 결혼했어요?'
느닷없는 나의 질문에 엄마는 잠시 회상하시는 듯 하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번은 너희 아빠 축구 시합하는거 구경하러 따라간 적이 있었거든? 근데 체력이 얼마나 좋던지. 단 한번도 쉬지를 않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더라고. 거기다 허벅지는 어찌나 탄탄한지 건강미가 뚝뚝 떨어지더라구. 엄마가 거기 뿅 갔지 뭐.'
(참고로 우리 아부지 키는 170이 안된다)
의외의 답변이었다. 결혼 상대라면 단연 경제력이나 자상함 등이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 뿐 아니라 여자들이 연약한 남자보다는 건강해 보이는 남자를 선호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남성은 되려 연약해 보이는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어째서 남성보다 여성들이 '건강'이라는 요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일까?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은 수컷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생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숫공작의 화려한 깃털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존재한다. 재미있는 점은 화려한 깃털의 역할은 다름아닌 '기생충이 적음'을 나타내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는 곧 암컷 공작새에게 건강하고 튼튼한 수컷을 고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공작 뿐 아니라 인간 또한 37개 문화권에서 배우자의 건강을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 이를테면 창백한 피부나 신체 장애, 나쁜 피부 등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과거 조상 여성들은 질병이 있는 배우자를 택했을 때 손실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배우자의 질병은 가족에게 옮을 확률 뿐 아니라 아픈 몸으로는 음식을 구한다거나 자식들을 보호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남편이 일찍 사망하게 되면 자원이 끊길 위험이 있었고, 자식에게 질병이 유전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었다.
때문에 배우자의 건강은 선택이 아닌 생존에 있어 필수 요소였던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가 오늘날까지도 여성의 배우자 선택에 있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솔루션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여자가 키 큰 남자를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상은 현상일 뿐 여자들을 원망하거나, 자신을 비하하는 등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남자가 어린 여자를 선호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어쨌든 남자든 여자든 서로의 선호에 대하여 비난하거나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침이 고이고 비가 온 뒤에는 땅이 굳듯,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사연자의 타고난 키는 어쩔 수 없지만 지능과 인성은 충분히 갈고 닦을 수 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은 받아들이고, 컨트롤 가능한 영역을 발전시키면 된다.
여성에게 남성의 키가 의미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때문에 당신으로 하여금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줄 수만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가 될 수 있다.
여성이 보호 받는다고 느끼는 요소는 다양하다. 신체적인 요소 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 충분한 자원 등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고 느낀다.
때문에 키가 작은 남성들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워 건강미를 발산하거나,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거나, 사회적 지위를 높여 안정적인 자원을 제공하는 방법 등으로 충분히 키를 능가하는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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